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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부님의 詩 - "봄"
요즘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 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 시로, 1974년 <우리들의 양식>이란 시집에 수록된 시다.
이 시가 말하듯,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즉, 시련과 역경의 시대는 가고 소망하는 날은 반드시 온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돌아온 사람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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