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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토크/인문학16

이성부님의 詩 - "봄" 이성부님의 詩 - "봄" 요즘 여기저기서 봄이 오는 소리가 들린다. 이 시는 봄을 기다리는 마음을 노래한 시로, 1974년 이란 시집에 수록된 시다. 이 시가 말하듯, 겨울이 지나면 봄이 온다. 즉, 시련과 역경의 시대는 가고 소망하는 날은 반드시 온다 기다리지 않아도 오고 기다림마저 잃었을 때에도 너는 온다. 어디 뻘밭 구석이거나 썩은 물웅덩이 같은 데를 기웃거리다가 한눈 좀 팔고 싸움도 한 판하고, 지쳐 나자빠져 있다가 다급한 사연 듣고 달려간 바람이 흔들어 깨우면 눈 부비며 너는 더디게 온다. 더디게 더디게 마침내 올 것이 온다. 너를 보면 눈부셔 일어나 맞이할 수가 없다. 입을 열어 외치지만 소리는 굳어 나는 아무것도 미리 알릴 수가 없다. 가까스로 두 팔을 벌려 껴안아 보는 너, 먼 데서 이기고.. 2024. 3. 8.
노자,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 노자 ]부드러움이 단단함을 이긴다 노자의 [도덕경 76장]에 나오는 말이다. 노자가 어느날. 눈이 쌓여있는 큰 나무가지는 무게에 짓눌려 부러지고, 얇고 가는 나뭇가지는 눈이 쌓이지 않아 부러지지 않는 걸 보고 터득한 글이란다. 살아보니 부드러운게 오래 가고 이기는게 맞는것 같다. 사람이 살아있을 때는 부드럽고 약하나 죽으면 뻣뻣하고 강해진다. 풀과 나무같은 온갖 것들도 살아있을 땐 부드럽고 연하나 그 죽음에는 말라 비틀어진다. 그러므로 뻣뻣하고 강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이 때문에 군대가 강하면 이기지 못하고 나무도 강하면 꺾여지니 강하고 커다란 것은 밑에 처하고 부드럽고 약한 것은 위에 처한다. 2024. 3. 1.
나태주님의 겨울관련 시 나태주님의 겨울관련 시 어제부터 추워지더니 오늘 아침엔 대설주의보라는 문자가 왔습니다. 아침 출근길에 눈발이 살짝 내리더군요. 스잔한 아침에 눈 내리는 걸 보면 사랑했던 혹은 사랑하는 사람이 떠오르기도 하죠. 나태주님의 겨울관련 시 중에 사랑하는 사람에 대한 그리움 또는 애절함을 잘 표현한 시가 있어 눈 내리는 날에 몇 개를 포스팅해요. 첫눈 같은 멀리서 머뭇거리기만 한다 기다려도 쉽게 오지 않는다 와서는 잠시 있다가 또 훌쩍 떠난다 가슴에 남는 것은 오로지 서늘한 휴지 한 조각! 그래도 나는 네가 좋다 겨울장미 너를 사랑하고 나서 누구를 더 사랑한다 그러겠느냐 조금은 과하게 사랑함을 나무라지 말아라 피하지 말아다오 하나밖에 없는 것이 정말로 사랑이라 그러지 않았더냐 첫 눈 요즘 며칠 너 보지 못해 목이.. 2024. 1. 9.
김이율님의 "조용한 기다림" 조용한 기다림 사람과 사람 사이에는 기다림이 필요합니다. 무엇이든 쉽게 단정하지 말고 쉽게 속단하지도 말고 기다리는 마음이 필요합니다. 관계에서 기다림보다 더 큰 관계의 줄은 없습니다. 대개의 관계가 성급하게 끊어지는 것은 기다릴 줄 모르는 조급함 때문입니다. 기다림은 단순한 기다림이 아닙니다. 기다림은 나를 돌아보게 하고 상대에 대한 시야를 넓혀줍니다. 기다림의 마음을 가져 본 사람들은 관계 그 이후에도 사람에 대한 미움이 없습니다. 기다림은 이미 모든 것을 다 받아들이겠다는 넓은 마음의 표현이기 때문입니다. 살다보면 관계가 끊어지는 순간들이 여러 번 있습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관계가 끊어지는 것이 아니라 기다림 한번 없이 끝내버린 자신의 조급함입니다. 조급하지 말기, 그리고 조용하게 기다리기, 이.. 2024. 1. 6.
원재훈님의 "고슴도치가 고슴도치를 사랑하는 법" 고슴도치가 고슴도치를 사랑하는 법(원재훈,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있다' 中) 저자 원재훈 원재훈님은 1988년 세계문학 겨울 호에 시 '공룡시대' 등을 발표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네요. 시집으로 '그리운 102', '딸기' 등이 있고, 장편소설로 '바다와 커피' 등이 있으며, 산문집 '나는 오직 책 읽고 글 쓰는 동안만 행복했다' 등을 펴냈습니다. 고슴도치가 고슴도치를 사랑하는 법 '고슴도치가 고슴도치를 사랑하는 법'은 그가 1999년에 쓴 "나무들은 그리움의 간격으로 서 있다"라는 책의 3부에 나오는 내용입니다. 이 책은 그리움을 테마로 하고 있는 책인데, 요즘같이 추운 겨울에 상당히 공감되는 구절이 있어 아래 사진속의 글을 게시합니다. 공감가지 않나요? 요즘같이 추운 겨울날.. 고슴도치들.. 2024. 1. 6.
안도현님의 시, "우리가 눈발이라면" 지난 토요일에는 많은 눈이 왔고 이후 아주 추운 날씨가 지속되고 있습니다. 감기들 조심하세요! 이렇게 추운 날 안도현님의 시 하나를 드립니다. 진눈깨비가 되지말고 함박눈이 되서 세상을 따스하게 감싸주는 희망이 되자는 시입니다^^ 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빛쭈빛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2023. 12.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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